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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시 모음 <김소월>

빙파워100 2024. 4. 7.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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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자연이 깨어나는 계절입니다. 꽃들이 피고 나무들이 싹을 틔우며, 햇살은 따뜻하게 미소짓습니다. 이 봄 시 모음에서는 김소월 시인의 눈으로 봄을 바라보겠습니다.

 

 

 

 

진달래꽃

진달래꽃 &lt;김소월&gt;
진달래꽃 <김소월>

봄밤

실 버드나무의 검으스렷한

머리결인 낡은 가지에

제비의 넓은 깃 나래의 감색 치마에

술집의 창 옆에,

보아라.

봄이 않았지 않은가.

 

소리도 없이 바람은 불며,

울며, 

한숨지워라.

아무런 줄도 없이 섧고 그립은 새카만 봄밤

보드랍은 습기는 떠돌며 땅을 덮어라.

 

오는 봄

봄날이 오리라고 생각하면서

쓸쓸한 긴 겨울을 지나보내라.

오늘 보니 백양(白楊)의 뻗은 가지에

전(前)에 없이 흰 새가 앉아 울어라.

 

그러나 눈이 깔린 언덕 밑에는

그늘이냐 안개냐 아지랑이냐.

마을들은 곳곳이 움직임 없이 

저편(便) 하늘 아래서 평화(平和)롭건만.

 

새들께 지껄이는 까치의 무리.

바다를 바라보며 우는 까마귀.

어디로서 오는지 종경소리는

젊은 아기 나가는 조곡(조곡)일러라.

 

보라 때에 길손도 머뭇거리며

지향 없이 갈 발이 곳을 몰라라.

사무치는 눈물은 끝이 없어도

하늘을 쳐다보는 살음의 기쁨.

 

저마다 외롭음의 깊은 근심이 

오도 가도 못하는 망상거림에

오늘은 사람마다 님을 여의고

곳을 잡지 못하는 설움일러라. 

 

가는 봄 3월

가는 봄 3월 3일은 삼질

강남(江南) 제비도 안 잊고 왔는데

아무렴은요

설게 이 때는 

못 잊어 그리워.

 

잊으시기야 했으랴, 하마 어느새

님 부르는 꾀꼬리 소리.

울고 싶은 바람은 점도록 부는데

설리도 이 때는 

가는 봄 3월 3일은 삼질. 

 

산유화

산유화 &lt;김소월&gt;
산유화 <김소월>

봄비

어룰없이 지는 꽃은 가는 봄인데

어룰없이 오는 비에 봄은 울어라.

서럽다, 이 나의 가슴속에는!

보라, 높은 구름 나무의 푸릇한 가지.

그러나 해 늦으니 어스름인가.

애달피 고운 비는 그어오지만

내 몸은 꽃자리에 주저앉아 우노라.

 

봄 못

같은 봄은 왔다니

잎만 수북 떠 있다

헐고 외인 못불가 

내가 서서 볼 때다.

 

물에 드는 그림자

어울리며 흔든다

세도 못할 물소용

물 면으로 솟군다.

 

채 솟구도 못하여

솟구다는 삼킨다.

하건대는 우리도

이러하다 할소냐.

 

바람 앞에 풍겨나

제자리를 못 잡아

몸을 한곳 못 두어

애가 탈손 못물아.

 

한때 한때 지나다

가고말 것뿐이라

다시 헛된 세상에 

안정 밖에 있겠나.

 

몹쓸 꿈

봄 새벽의 몹쓸 꿈

깨고 나면!

울부짖는 까막까치, 놀라는 소리

너희들은 눈에 무엇이 보이느냐.

 

봄철의 좋은 새벽, 풀 이슬 맺혔어라.

볼지어다.

세월(歲月)은 도무지 편안(便安)한데,

두견 없는 저 까마귀,

새들께 울부짖는 저 까치야,

나의 흉(凶)한 꿈 보이느냐?

 

고요히 또 봄바람은 봄의 빈 들을 지나가며,

이윽고 동산에서는 꽃잎들이 흩어질 때,

말 들어라,

애틋한 이 여자(女子)야, 사랑의 때문에는

모두다 사납은 조짐(兆朕)인 듯,

가슴을 뒤노아라. 

 

바람과 봄

 

 

바람과 봄 &lt;김소월&gt;
바람과 봄 <김소월>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봄가을 없이 밤마다 돋는 달도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이렇게 사무치게 그립을 줄도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달이 암만 밝아도 쳐다볼 줄을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이제금 저 달이 설움인줄은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홀로 잠들기가 참말 외로와요

맘에는 사무치도록 그리워와요

이리도 무던히

아주 얼굴조차 잊힐듯해요.

 

벌써 해가 지고 어둡는대요,

이곳은 인천에 제물포, 이름난 곳,

부슬부슬 오는 비에 밤이 더디고

바다바람이 춥기만 합니다.

 

다만 고요히 누워 들으면

다만 고요히 누워 들으면

하이얗게 밀어드는 봄 밀물이

눈앞을 가루막고 흐느낄 뿐이야요..

 

강촌

날 저물고 돋는 달에

흰물은 솰솰 ••••••

금모래 반짝 ••••••.

청(靑)노새 몰고 가는 낭군(郎君)!

여기는 강촌(江村)

강촌(江村)에 내 몸은 홀로 사네.

말하자면, 나도 나도

늦은 봄 오늘이 다 진(盡)토록

벽년처권(百年妻眷)을 울고 가네.

갈새 저문 나는 선비,

당신은 강촌(江村)에 홀로된 몸. 

 

금잔디

금잔디 &lt;김소월&gt;
금잔디 <김소월>

첫 치마

봄은 가나니 저문 날에,

꽃은 지나니 저문 봄에,

속없이 우나니, 지는 꽃을,

속없이 느끼나니 가는 봄을.

꽃지고 잎진 가지를 잡고

미친듯 우나니, 집난이는

해 다 지고 저문 봄에

허리에도 감은 첫치마를

눈물로 함빡이 쥐어짜며

속없이 우노라 지는 꽃을,

속없이 느끼노라 가는 봄을.

 

바다가 변하야 뽕나무밭 된다고

걷잡지 못할만한 나의 이 설움,

저무는 봄저녁에 져가는 꽃잎,

져가는 꽃잎들은 나부끼어라.

예로부터 일러오며 하는 말에도

바다가 변하야 뽕나무밭 된다고.

그러하다, 아름다운 청춘의 때의 

있다던 온갖 것은 눈에 설고

다시금 낯모르게 되나니,

보아라, 그대여, 서럽지 않은가,

봄에도 삼월의 져가는 날에

붉은 피같이도 쏟아져 나리는 

저기 저 꽃잎들을, 저기 저 꽃잎들을. 

 

무심

시집와서 삼년

오는 봄은

거친 벌 난 벌에 왔습니다

 

거친 벌 난 벌에 피는 꽃은

졌다가도 피노라 이릅디다

소식 없이 기다린

이태삼년

 

바로 가던 앞강이 간 봄부터

굽이돌아 휘돌아 흐른다고

그러나 말 마소, 앞여울의

물빛은 예대로 푸르렀소

 

시집와서 삼년

어느 때나

터진개 개여울의 여울물은 

거친 벌 난 벌에 흘렀습니다. 

 

개미

 

 

개미 &lt;김소월&gt;
개미 <김소월>

애모(愛慕)

왜 아니 오시나요.

영창(映窓)에는 달빛, 매화(梅花)꽃이

그림자는 산란(散亂)히 휘젓는데,

아이. 눈 꽉 감고 요대로 잠을 들자.

 

저 멀리 들리는 것!

봄철의 밀물소리

물나라의 영롱(玲瓏)한 구중궁궐(九重宮闕),

궁궐(宮闕)의 오요한 곳,

잠 못 드는 용녀(龍女)의 춤과 노래,

봄철의 밀물소리.

 

어둡은 가슴속의 구석구석 ••••••

환연한 거울 속에, 봄구름 잠긴 곳에,

소솔비 나리며, 달무리 둘러라.

이대도록 왜 아니 오시나요.

왜 아니 오시나요.

 

수아(樹芽)

섧다 해도

웬만한,

봄이 아니어,

나무도 가지마다 눈을 텄어라!

 

잊었던 맘

집을 떠나 먼 저곳에

외로이도 다니던 내 심사를!

바람 불어 봄꽃이 필 때에는

어찌타 그대는 또 왔는가.

저도 잊고나니 저 모르던 그대

어찌하여 옛날의 꿈조차 함께 오는가.

쓸데도 없이 서럽게만 오고가는 맘.

 

깊고 깊은 언약

깊고 깊은 언약 &lt;김소월&gt;
깊고 깊은 언약 <김소월>

개여울

당신은 무슨 일로

그리합니까?

홀로이 개여울에 주저앉아서

 

파릇한 풀포기가

돋아나오고

잔물은 봄바람에 헤적일 때에

 

가도 아주 가지는 

않노라 시던

그러한 약속이 있었겠지요

 

날마다 개여울에

나와 앉아서

하염없이 무엇을 생각합니다

 

가도 아주 가지는 

않노라 심은 

굳이 잊지 말라는 부탁인지요

 

꿈길

물구슬의 봄새벽 아득한 길

하늘이며 들사이에 넓은 숲

젖은 향기 불긋한 잎위의 길

실그물의 바람비쳐 젖은 숲

나는 걸어가노라 이러한 길

밤저녁의 그늘진 그대의 꿈

흔들리는 다리위 무지개 길

바람조차 가을봄 걷히는 꿈

 

여자의 냄새

푸른 구름의 옷 입은 달의 냄새.

붉은 구름의 옷 입은 해의 냄새.

아니, 땀 냄새, 때 묻은 냄새,

비에 맞아 축 젖은 살과 옷 냄새.

 

푸른 바다 •••••• 아른거리는 배 ••••••

부드러운 그립은 어떤 목숨의

조그마한 푸릇한 그무러진 영(靈)

어우러져 빗기는 살의 아우성 ••••••

 

다시는 장사(葬事) 지나간 숲속에 냄새.

유령(幽靈) 실은 널뛰는 뱃간에 냄새.

생고기의 바다의 냄새.

늦은 봄의 하늘을 떠도는 냄새.

 

모래언덕 바람은 그물안개를 불고

먼 거리의 불빛은 달 저녁을 울어라.

냄새 많은 그 몸이 좋습니다.

냄새 많은 그 몸이 좋습니다.

 

김소월 시인의 유명한 작품들

 

김소월 시인의 유명한 시들은 아래와 같이 수능에도 출제되고 가요로도 만들어져서 많은 가수들과 성악가들이 불렀습니다. 아름다운 시에 선율을 담아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김소월 시인의 유명한 작품들
김소월 시인의 유명한 작품들

 

 

봄은 노래를 부르고, 향기로 가득합니다. 새들이 하늘을 날아다니며 꽃들은 햇살을 받아 피어납니다. 이 아름다운 계절을 김소월 시인의 시와 함께 음미하며 감상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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